
가을이면 마당에는 낙엽이 쌓이고 주방에서는 음식물 쓰레기가 매일 나옵니다. 이걸 그냥 버리기 아까워서 저도 낙엽을 모아 거름 통을 만들어 보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훨씬 오래 걸렸습니다.
퇴비 만들기는 위치, 재료, 수분, 온도만 맞추면 될 것 같지만 직접 해보니 손이 많이 가는 일이었습니다.
퇴비 만들기 위치와 통 고르기
퇴비 만들기에서 가장 먼저 정할 것은 자리입니다. 평평하고 가로세로 1.5m쯤(약 5피트) 되는 곳이 알맞고, 하루 종일 햇빛이 내리쬐는 자리보다는 반그늘이 낫습니다. 지붕에서 빗물이 곧바로 떨어지는 곳도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바닥의 풀은 미리 걷어내 맨땅을 드러내 두면 깔끔하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담는 방식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맨땅 위에 그냥 쌓는 방식, 시중에서 파는 퇴비 통이나 굴려서 섞는 회전식 통, 그리고 철망이나 폐목재, 콘크리트 블록으로 직접 짜는 방식입니다. 직접 짤 때는 한 변을 90cm 안팎으로 잡고 옆면에 틈을 남겨 공기가 드나들게 해야 합니다. 압력 처리 목재는 썩으면서 약품 성분이 퇴비에 스며들 수 있어서, 처리하지 않은 목재나 재활용 팔레트를 쓰는 쪽이 안전합니다.
저는 낙엽을 모아 거름 통을 직접 만들어 쌓아 보았습니다. 자리를 잡고 통을 짜는 데까지는 할 만했는데, 진짜 일은 그 뒤부터였습니다.
퇴비 재료, 브라운과 그린 맞추기
퇴비 재료는 브라운과 그린으로 나뉩니다. 브라운은 낙엽, 잔가지, 나무 부스러기, 신문지, 골판지처럼 탄소가 많은 재료이고, 그린은 채소와 과일 껍질, 깎은 잔디, 커피 찌꺼기, 달걀 껍데기처럼 질소가 많은 재료입니다. 두 가지를 비슷한 양으로 번갈아 쌓아야 고르게 썩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균형을 탄질비(C/N 비율)라고 부릅니다. 탄질비란 재료 속 탄소와 질소의 비율로, 미생물이 먹이를 분해하는 속도를 좌우하는 기준입니다. 굵은 가지는 잘게 자르거나 부숴서 넣어야 분해가 빨라지고, 음식물 찌꺼기는 실내의 뚜껑 있는 통에 모았다가 옮겨야 벌레가 꼬이지 않습니다. 잔디는 약품을 치지 않은 곳에서 깎은 것만 써야 하는데, 농약이 퇴비 속 유익한 미생물을 해치기 때문입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도 가정 퇴비의 기본 조건으로 재료의 균형, 수분, 공기 공급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출처: 미국 환경보호청(EPA)
퇴비에 넣으면 안 되는 것
- 약품 처리한 종이나 마당 쓰레기, 병든 식물
- 식용유, 치즈·버터·우유 같은 유제품
- 고기 찌꺼기와 반려동물 배설물
- 플라스틱, 유리, 금속처럼 썩지 않는 물건
이런 재료는 해충을 부르고 냄새를 만들며 해로운 성분을 퇴비에 남깁니다. 제 경우엔 낙엽은 넘쳐나는데 음식물 찌꺼기와 낙엽을 알맞게 섞어서 함께 썩히는 일이 생각보다 까다로웠습니다.
수분 관리, 비 많은 겨울과 씨름한 경험
퇴비 더미에는 겨울에도 적당한 수분이 필요합니다. 기준은 꽉 짠 스펀지 정도의 촉촉함입니다. 재료를 한 층 쌓을 때마다 분무기나 물뿌리개로 가볍게 적셔 주고, 한 줌 쥐었을 때 물이 뚝뚝 떨어지면 너무 젖은 상태라서 몇 번 뒤집어 수분을 날려야 합니다. 더미에서 지렁이가 보이면 분해자가 일하고 있다는 좋은 신호입니다.
질척하고 냄새나는 상태가 되면 수분과 재료 문제가 겹친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짚이나 신문지 같은 브라운을 섞어 물기를 잡고, 큰비가 예보되면 방수포로 덮어 두는 방법이 있습니다. 반대로 건조한 지역에서는 더미가 마르지 않게 자주 살펴야 합니다.
저는 시애틀에 살고 있어서 겨울에 비가 많이 옵니다. 모아 둔 퇴비가 비를 너무 많이 맞지 않게 하는 일이 제게는 가장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수분은 모자라서 문제가 되기보다 넘쳐서 문제가 되는 해였고, 날씨를 이길 방법을 찾는 데 시간을 꽤 썼습니다.
온도와 뒤집기, 완성 확인까지
퇴비 속 미생물은 산소가 있어야 일합니다. 산소를 좋아하는 호기성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쯤 삽이나 쇠스랑으로 뒤집어 공기를 넣는 것이 좋습니다. 공기가 부족하면 산소 없이 사는 혐기성 세균이 늘어납니다. 혐기성 세균이란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번식하는 세균으로, 황화수소를 만들어 썩은 달걀 같은 냄새를 냅니다. 나무껍질 조각 같은 가벼운 재료를 섞으면 공기 틈이 생겨 눌림을 막아 줍니다.
더미 속 온도는 40~63도(105~145도F)가 이상적이라고 합니다. 더미가 클수록 열을 잘 지키고, 너무 뜨거우면 더 자주 뒤집으며 브라운을 더하면 됩니다. 추운 계절에는 짚이나 방수포로 감싸 열을 지켜 줍니다.
미국 농무부(USDA)도 퇴비를 토양을 개선하는 유기물로 다루고 있습니다. 출처: 미국 농무부(USDA)
완성 여부는 작은 화분에 퇴비를 담고 잔디 씨앗을 뿌려 일주일 안에 싹이 트는지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매주 뒤집으면 빠르면 두 달 만에 쓸 수 있다고 하지만, 열이 남아 있다면 아직 덜 된 것입니다.
저는 원하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퇴비는 한 번 쌓아 두고 기다리는 일이 아니라 계속 돌봐야 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정말 정성이 많이 들어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퇴비는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리나요?
A. 매주 뒤집으며 관리하면 빠르면 두 달 정도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재료와 날씨, 관리 정도에 따라 더 길어질 수 있고, 제 경우도 기대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Q. 퇴비에서 썩은 달걀 냄새가 나면 어떻게 하나요?
A. 공기가 부족해 혐기성 세균이 늘었다는 신호입니다. 더미를 자주 뒤집어 산소를 넣고, 낙엽이나 짚 같은 브라운 재료를 섞어 물기를 줄이면 개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비가 많이 오는 겨울에도 퇴비를 만들 수 있나요?
A. 가능하지만 물기 관리가 핵심입니다. 방수포로 덮어 비를 막고, 너무 젖으면 브라운 재료를 더해야 합니다. 시애틀에서 해본 제 경험으로는 이 부분이 가장 손이 많이 갔습니다.
Q. 퇴비가 다 됐는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A. 화분에 퇴비를 담고 잔디 씨앗을 뿌린 뒤 일주일쯤 지켜봅니다. 싹이 트면 사용해도 좋고, 싹이 트지 않으면 시간을 더 두어야 합니다.
결론
퇴비 만들기는 자리, 재료, 수분, 공기, 온도를 모두 챙겨야 하는 일이라 생각보다 정성이 많이 필요합니다. 저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날씨까지 방해해서 쉽지 않았지만, 낙엽과 음식물 찌꺼기를 흙으로 돌려보내는 과정 자체는 의미가 있었습니다.
처음 시작한다면 작은 통 하나와 낙엽 한 무더기로 천천히 해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thisoldhouse.com/gardening/how-to-compost-7-essential-ste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