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모종 키우기 (파종시기, 육묘등, 정식)
솔직히 저는 실내 모종 키우기가 수확량을 이렇게까지 바꿔 놓을 줄 몰랐습니다. 시애틀에서 10년 넘게 농사를 지으며 앞의 4년은 2월 말에 모종을 미리 키웠고, 뒤의 4년은 게으름 때문에 5월 중순에 밭에 씨를 바로 뿌렸습니다.
같은 밭, 같은 비닐 멀칭이었는데 결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그 차이를 겪고 나서야 여름이 짧은 시애틀에서 파종시기와 모종 관리가 왜 중요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8년을 비교하고 깨달은 파종시기의 힘
처음 4년 동안 저는 해마다 2월 말이나 3월 초가 되면 작은 모종 그릇에 씨앗을 심었습니다. 싹이 나면 비닐하우스로 옮겨 키웠고, 케일이나 상추처럼 서늘한 날씨에 강한 작물은 4월 말부터 일찍 밭에 옮겨 심었습니다. 토마토와 고추는 날이 충분히 따뜻해지는 5월 중순까지 기다렸다가 내보냈습니다. 그 시절에는 거의 매년 원하는 만큼 넉넉하게 수확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4년은 모종 준비가 번거롭게 느껴져 5월 중순에 밭에 씨를 바로 뿌렸습니다. 같은 밭에 똑같이 비닐을 깔았지만, 자라는 속도도 수확량도 눈에 띄게 떨어졌습니다. 직접 겪어 보니 원인은 하나였습니다. 시애틀의 여름은 짧아서, 5월 중순에 씨앗부터 시작하면 작물이 다 자라기 전에 가을이 와 버립니다.
시애틀 지역의 마지막 서리는 보통 5월 첫 주 전후로 봅니다. 여기서 마지막 서리일이란 봄에 서리가 내릴 수 있는 마지막 날짜의 평균값으로, 그날 이후에야 추위에 약한 작물을 밖에 내놓을 수 있다는 기준입니다. 다만 평균일 뿐이라, 씨앗 봉투에 적힌 육묘 기간을 옮겨 심을 날짜에서 거꾸로 세고 조금 늦은 쪽으로 잡는 것이 안전합니다.
- 2월 말~3월: 상추, 시금치, 브로콜리, 양배추, 케일 같은 서늘한 계절 작물
- 3월 중순 이후: 토마토, 고추, 가지처럼 따뜻한 계절 작물 (몇 주 늦게 시작)
- 밖에 옮길 때까지 보통 4~8주 정도 걸린다고 보고 일정을 짭니다
시애틀 모종이 웃자라는 이유와 육묘등 활용법
저는 비닐하우스가 있어서 그 안에서 모종을 키웠지만, 집 안에서 키운다면 빛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시애틀의 2~3월은 낮이 짧고 구름이 많아, 창가에 둔 모종은 쉽게 웃자랍니다. 웃자람이란 빛이 부족한 식물이 빛을 찾아 줄기만 가늘고 길게 뻗는 현상으로, 이런 모종은 옮겨 심으면 쓰러지거나 몸살을 심하게 앓습니다.
시애틀의 한 텃밭 블로거가 같은 브로콜리 씨앗을 육묘등 아래와 남향 창가에 나눠 키워 비교한 적이 있습니다. 육묘등 쪽 모종은 줄기가 굵고 잎이 크며 뿌리도 흙덩이를 꽉 잡았지만, 창가 모종은 줄기가 창백하고 두 배쯤 길게 늘어났다고 합니다. 요즘 많이 쓰는 저방사(Low-E) 유리창이 식물에 필요한 붉은빛을 상당 부분 막는다는 설명도 덧붙어 있었습니다. 제가 비닐하우스 모종이 튼튼했던 이유도 결국 빛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육묘등은 비싼 제품이 아니어도 됩니다. 출처: Oregon State University Extension에서도 가정에서는 매장에서 파는 작업등을 모종 가까이 낮게 달고, 모종이 자라는 만큼 등을 올려 주라고 안내합니다.
- 빛: 하루 12시간 이상, 등은 모종 위 약 10cm(4인치) 거리에서 시작해 자라면 올립니다
- 온도: 대부분의 씨앗은 섭씨 21도(화씨 70도) 이상에서 발아가 잘 됩니다
- 흙: 일반 화분흙보다 가볍고 고운 육묘용 상토를 씁니다
- 그릇: 작은 그릇에서 시작해 자라면 한 단계 큰 화분으로 옮깁니다
물 주기와 모잘록병
모종을 키울 때 가장 흔한 실패는 물을 너무 많이 주는 것입니다. 흙이 계속 젖어 있으면 모잘록병이 생기기 쉽습니다. 모잘록병은 곰팡이 때문에 새싹의 줄기 밑동이 물러지며 쓰러지는 병으로, 한번 번지면 모종판 전체를 잃기도 합니다. 처음에 모종판을 충분히 적신 뒤에는 겉흙에 분무기로 가볍게 물을 주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튼튼한 모종을 밭에 옮기는 정식 시기와 요령
모종을 잘 키웠다면 이제 정식입니다. 정식이란 모종판에서 키운 모종을 밭이나 큰 화분 같은 최종 자리에 옮겨 심는 일을 말합니다. 제 경우엔 작물마다 시기를 둘로 나눴습니다. 서늘한 날씨에 강한 배추과 채소와 상추는 4월 말에 먼저 내보냈고, 토마토와 고추는 5월 중순 밤 기온까지 충분히 오른 뒤에 옮겼습니다. 이 순서를 지킨 해에는 추위로 모종을 잃은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옮겨 심기 전에는 순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순화(하드닝 오프)란 따뜻하고 바람 없는 곳에서 자란 모종을 며칠에 걸쳐 바깥 햇빛과 바람, 낮은 기온에 조금씩 익숙하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저는 비닐하우스 문을 낮 동안 열어 두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이 과정을 거쳤습니다. 실내에서 키운 모종이라면 낮에 잠깐 밖에 내놓는 시간부터 시작해 점점 늘려 주면 됩니다.
토마토와 고추처럼 따뜻한 계절 작물은 씨앗 단계부터 온도에 민감합니다. 발아가 느리다면 모종판 밑에 히팅매트를 깔아 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히팅매트는 흙을 아래에서 데워 주는 전기 매트로, 서늘한 실내에서 발아를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됩니다. 비 많은 이 지역의 원예 정보는 출처: Washington State University Extension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 2월 말: 서늘한 계절 작물 파종
- 3월 중순: 토마토·고추 파종, 필요하면 히팅매트 사용
- 4월 말: 순화를 마친 서늘한 계절 작물부터 정식
- 5월 중순: 날이 충분히 따뜻해지면 토마토·고추 정식
자주 묻는 질문
Q. 시애틀에서는 모종을 언제부터 키우면 되나요?
A. 상추나 브로콜리 같은 서늘한 계절 작물은 2월 말에서 3월 사이가 적당합니다. 토마토와 고추는 몇 주 늦게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씨앗 봉투의 육묘 기간을 옮겨 심을 날짜에서 거꾸로 세어 보면 정확합니다.
Q. 남향 창가에 두면 육묘등 없이도 되지 않나요?
A. 시애틀의 늦겨울 햇빛은 약하고 흐린 날이 많아 창가 모종은 웃자라기 쉽습니다. 저렴한 작업등이라도 모종 가까이 달아 주는 편이 훨씬 튼튼하게 자랍니다.
Q. 5월에 밭에 씨를 바로 뿌리면 안 되나요?
A. 무나 콩처럼 빨리 자라는 작물은 가능합니다. 하지만 토마토나 고추처럼 오래 자라야 하는 작물은 시애틀의 짧은 여름 안에 충분히 수확하기 어렵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모종을 옮겨 심은 해의 수확이 훨씬 좋았습니다.
Q. 모종이 갑자기 쓰러졌는데 왜 그런가요?
A. 줄기 밑동이 물러져 쓰러졌다면 모잘록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흙이 계속 젖어 있으면 잘 생기므로 물을 줄이고 통풍을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
8년을 비교해 보니 시애틀처럼 여름이 짧은 곳에서는 미리 모종을 키워 옮겨 심는 쪽이 확실히 유리했습니다. 내년 2월에는 저도 다시 모종판을 꺼낼 생각입니다.
올해 준비를 시작한다면 파종 일정표부터 세우고, 비닐하우스가 없다면 작업등 하나와 육묘용 상토를 먼저 마련해 두는 것을 권합니다.
참고: Northwest Edible Life, Queen Anne News, West Seattle Herald, OSU Extension